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참 가까운 나라로 느꼈다. 간노 준 교수가 체험하고 파악한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 아이들과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이런 아이들이 너무도 흔한가 보다.
  
“우리 애는 공부할 생각을 전혀 안 해요. 시험이 가까워 오는데도 부모가 말을 안 하면 공부할 계획도 안 세워요. 시험 직전에 뭐하고 있나 들여다보면 게임이나 하고 있고, 공부 좀 하라고 해도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에요. 시험도 얼마 안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공부할 마음을 먹을지 모르겠어요.”

“공부가 싫으면 안 할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운동이나 음악 같은 것을 열심히 하고 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게 걱정이에요. 관심은 온통 게임이나 연예인한테 쏠려 있는데, 그런 데 푹 빠져가지고 장래에 뭐가 되겠어요?”
 
“초등학교 때는 노는 데나 공부하는 데나 학교 행사에나 늘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아이였는데, 중학생이 되더니 특별활동도 안 하고 게임이나 컴퓨터에만 빠져 있어요. 시험 전인데 공부도 안 하고, 주변 친구들도 다 그런 애들이에요. 초등학교 때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이 책의 저자인 간노 준 교수는 좀 특이한 인물이다. 현직은 와세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이지만, 대학 밖의 일상적 현장에서 유아, 어린이, 청소년들과 항상 씨름하며 살아온 교육상담사이다. 평범한 상담사도 아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아픔과 서러움에 깊이 빠져본 특별한 상담사다.
  이 책은 대학 강단의 이론과 지식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글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시설에서, 학교에서 저자가 몸소 겪고 부대낀 아이들과의 경험 속에서 추출해낸 통찰과 지혜의 글 모음이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이 바라보는 관점은 한탄과 우려다. 아이들이 지금 얼마나 상태가 안 좋고, 행동거지가 얼마나 한심한가 하는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하지만 저자는 문제를 지적하거나 실망에 가득 찬 목소리로 탄식하지 않는다. 대신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비타민과 같은 영양제를 찾는 일에 더 분주하다. 

<의욕은 아이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의욕을 되찾으면 아이들은 미래를 향해 용감하게 돌진한다>

간노 준 교수의 머릿속을 맴돈 의문은 이것이었다. 아이들은 도대체 무엇이 모자라서 저런 문제를 겪고 있는가? 비타민C가 모자라면 괴혈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아이들 속에 결핍된 어떤 심리적 특징이 독특한 행동증상을 나타내는 게 아닐까? 그래서 간노 준 교수가 주목한 것이 바로 ‘의욕’이다. 
 저자는 아이들의 문제를 의욕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의욕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욕은 아이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의욕 상실이 요즘 많은 아이들이 겪는 문제의 핵심 고리이고, 의욕 회복이 아이들을 회생시키는 최고의 치료제다. 의욕을 되찾으면 아이들은 미래를 향해 용감하게 돌진한다. 간노 준 교수는 그래서 의욕 치료사이고, 의욕 마술사다.
  이 책은 부모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의 행동을 '문제'로 낙인찍을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결핍된 상태로 다시 바라보기를 요청한다. 시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적하고 한탄하기보다는 아이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잃어버린 의욕을 되찾아주고 활성화시키는 일은 아이들 지도의 새로운 창을 보여 준다. 이것이 간노 준 교수의 큰 공헌이다.
이런 새로운 관점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들과 소통하면 지금 부모들이 겪고 있는 큰 고민이 해결될 것이다. 부모가 변하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변한다.
 젊은 부모들과 젊은 학교 선생님들께 특히 이 책을 권한다. 그들은 아이들을 지지하고 격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이들이다. 이 책에서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최고의 매뉴얼을 만날 수 있다.  
간노 준 교수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의욕’에 경의를 표한다.

- 문용린(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Posted by 이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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